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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 abroad/2016 東京Tokyo

2016.04.01. 도쿄여행 1일차 #02 호텔 빌라 퐁텐 우에노, 밤의 우에노 공원

 

 

 

 

 

 

 

 

지난 주 일기 예보 때부터

토요일에 비가 온다고 해서

친구는 낙담해하고 있었다.

 

이미 두 달 전 비행기표 예매 당시부터

도쿄의 벚꽃 개화일을 알아보고

그에 맞춰 여행일자를 잡을 정도로

꼼꼼하고 치밀했던 내 친구는 많이 낙담했지만

나는 비가 와도 즐겁게 보자면서 위로를 했다.

 

 

 

 

게이세이 우에노 역에 도착하여 밖으로 나오니,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예보에도 없던, 금요일 밤의 비다.

 

 

나는 어쩌면 오늘 밤 비가 내리니

내일은 비가 안 올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를 품고

밖으로 나섰다.

 

 

 

 

 

 

 

 

게이세이 우에노역에 내리자마자 보이는 거리 풍경.

 

 

 

 

 

역을 나와 건너편으로 가서 찍은 사진.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데도 한 손은 카메라를 놓지 않은 채,

반대쪽 손은 캐리어를 덜덜덜 끌면서 한참 걸어간다.

 

아이고 무슨 대단한 종군기사 나셨네-_-;

는 아니고 ㅜㅜ

 

 

여행가면 본 모든 것들을

최대한 사진기에 다 담고 싶어서.

 

 

비를 부슬부슬 맞으며 우에노 역 부근을 걸어가는데

불금을 즐기는 직장인들이 많이 보인다.

누가 봐도 오피스족인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함께 술이 오른 듯

왁자지껄 떠들면서 걷는 무리가 많았다.

 

 

 

15분 정도,

미리 봐 뒀던 구글 맵을 보면서 이동했다.

 

 

어젯밤 세 시간 밖에 못 잔데다

실습에 시험까지 치르고

바로 인천국제공항에서 나리타 공항으로 날아와서

비가 오는 도쿄에서 우산도 없이 부슬부슬 비를 맞으며

돌길 위로 캐리어를 덜덜덜 끌고 걸으며

지친 수탉같은 꼴이 된 나는 누구고 여긴 어디인가.

 

 

우에노 역 부근의 번화가를 벗어나자

일반 주택가 거리가 나타났다.

 

도쿄의 밤 거리는 정갈하다.

처음 와 본 일본이고 모르는 동네인데도

직감적으로 전혀 위험하지 않다는 느낌이 왔다.

 

만약 다른 나라에 한밤중에 떨어져서

캐리어를 끌고 낯선 길 두리번거리면서

숙소를 찾아 가는 상황이었다면 무서웠을텐데

 

신기하게 일본의 밤의 주택가는 하나도 무섭지 않았다.

 

 

 

 

 

 

 

 

캐리어를 끌고 가면서 골목길에서 마주친 밤 벚꽃.

 

 

 

 

 

호텔 빌라 퐁텐 우에노

Hotel Villa Fontaine Ueno

우리의 숙소가 가까워져오는 가운데

 

 

 

 

역시 거리에서 마주친 예쁜 꽃.

 

 

 

 

 

 

 

 

 

호텔에 도착하여 체크인을 했다.

호텔이니만큼 영어가 잘 통했고

리셉션의 남직원은 젠틀하고 친절하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보이는 중앙 복도

 

 

 

 

 

우리가 묵었던 방은 704호이다.

 

 

 

 

문을 닫고 들어와서 안쪽에서 바라본 현관문.

왼쪽의 문은 화장실이다.

 

 

 

문을 열었더니 친구가 방 안의 침대에 앉아 날 기다리고 있었다.

몇 달만에 도쿄에서 친구를 재회하니 신기했다.

 

이미 맥주를 한 잔 사서 혼자 마시고 있던 친구는

내가 몹시 배고프다니까 편의점에서 산 푸딩을 건네주었다.

참 맛있었다.

 

 

일단은 내가 삽질한 스토리를 좀 들려주고,

각자의 이야기 보따리를 서로 풀어놓은 다음에

친구는 12시니 일찍 자고 내일 아침 6시에 일어나자고 했다.

 

그렇지만 나는 오늘 일본에 도착했으니

이 기분을 살려 아주 잠깐

밤 산책이라도 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하루 종일 기내식밖에 먹은 게 없어 배고프기도 했고

지쳐있어 밥이라도 한 끼 먹고 싶었고

여행 온 첫날의 설렘을 바로 호텔에서 잠으로 보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밤의 우에노 공원을 잠깐 산책하고 돌아오기로 했다.

고맙고 미안해 친구야.

 

 

 

 

 

호텔은 매우 좁아서 깜짝 놀랐다.

지금까지 여행하면서 비즈니스 호텔에 많이 묵어 봤지만

이렇게 좁은 방은 처음 보았다.

 

깔끔했고 난방도 따뜻하게 잘 되고

청소도 잘 되어 있어 불편한 점은 없었지만

뭔가 방 사이즈부터 일본스럽다는 느낌이었달까.

 

 

 

 

 

 

 

역시 작고 아담했던 화장실.

 

 

비가 오는 밤거리를 나와서

우산 한 개를 같이 받쳐 들고 걸었다.

 

 

비도 오고 밤이라

DSLR은 갖고 나오지 않았다.

그냥 아이폰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

 

바로 아까 낮까지만 해도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실습중인 PK였는데

지금 이렇게 자유롭고 홀가분한 기분으로

오랜 친구와 도쿄의 밤거리를 걷고 있다니.

 

 

몇 시간 일찍 도착해서 이 부근 지리에 먼저 익숙해진 친구가

거리를 걸으면서 이곳저곳을 가리키며 설명해주고

나는 친구와 같이 도란도란 이야기하면서

서로 팔짱을 끼고 한 우산을 받쳐 들으며 걷고 있고.

 

기분이 묘하면서

행복했다.

 

 

 

 

우에노 역 부근에 도착하여

어느 덮밥 집에 들어갔다.

일본은 과연 서비스업이

한국보다 훨씬 고도로 발달한듯.

 

24시간 운영하는 덮밥이었고

터치스크린으로 판매중이었다.

한국어 메뉴 지원도 되어서

어려움 없이 덮밥을 주문할 수 있었다.

 

 

 

 

 

 

 

단돈 480엔에 뚝딱 배불리 먹었던 덮밥.

 

 

 

 

친구는 이미 저녁을 먹었기 때문에 나 혼자 덮밥을 주문하여 먹었다.

덮밥을 시키면서도, 다음날에도 계속 관광하면서 돈을 쓰면서 느낀 바로는

이제 일본 물가가 비싸다는 말도 옛말인 듯하다.

한국의 물가가 훨씬 비싼 것 같다.

 

 

 

배불리 덮밥을 먹고 나서 우리는 밤의 우에노 공원으로 향했다.

 

 

 

 

우에노 공원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거대한 양의 쓰레기 더미에 깜짝 놀랐다.

낮에 대체 얼마나 많은 인파가 왔다 갔으면 이런 쓰레기 산이 쌓일 정도인지.

 

그리고 파란색 장판이 깔려 있었는데 그 안에서 비를 피하면서

장판을 텐트처럼 머리 위에 두르고 왁자지껄 술을 마시는 무리가 많이 있어서 두 번째로 깜짝 놀람.

이 비가 오는 공원에서 돗자리에 앉아 다른 돗자리로 머리에 두른 채

그 안에서 술마시며 떠드는 풍경은 한국이라면 상상하기 힘든 장면이어서 신기했고 너무 유쾌했고 웃겼다.

 

 

 

밤의 우에노 공원과 벚꽃

 

 

 

 

 

 

 

 

 

공원을 대강 한 바퀴 휘휘 둘러보고,

사진을 찍고 나왔다.

 

내일 낮의 공원의 인파는 과연 어떨까 궁금해하면서 말이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목에 있던 벚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