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edical School

[미드] 시카고 메드Chicago Med S01 EP03 "Concerto for Two violins" BWV1043

 

 

 

요즘 틈틈이 보고 있는 미드인 《시카고 메드 시즌1(2015)》는 총 18부작까지 있다. 《시카고 파이어》,《시카고 PD》와 장소, 인물이 겹치기도 하는 스핀오프 드라마이다. 참고로 2016년 9월 22일부터 NBC에서 시즌2가 방영되는 중이다.

 

 

 

 

이 드라마를 보게 된 계기는 제대로 된 메디컬 드라마를 보고 싶어서였다. 이전에 조지 클루니가 나오던 시절인 미드 《ER 시즌3》를 보고 큰 감명을 받았었는데, 응급실 내에서의 의료진들의 업무에 대해 고증이 잘 되어 있고, 실제로 의사-환자간의 관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인간적인 갈등과 고뇌, 의료인의 직업적인 고뇌 등을 심도 있게 다루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메디컬 드라마를 빙자한, 현실성 떨어지고 고증도 제대로 안 된 "메디컬 드라마의 탈을 쓴 로맨스 판타지물"는 개인적으로 극혐한다(그런 이유로 굿닥터 같은 한국의 메디컬 드라마들은 손사래치는 편). 내 눈에는 의사가운 입고 의사 코스프레를 하는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물론 나도 드라마 스토리에서 러브라인이 나오면 재미있어한다. 문제는 주(主)가 러브스토리이면서 메디컬 드라마로서 고증도 형편없는 작품들은 공감도 안 되고, 이입도 안 되니 그 느낌이 너무 싫은 것이다. 본질은 로맨스물이면서 성의없는 설정을 들이대며 장르물인 척 하지마, 하는 심정인 것.

※시니컬한지 모르겠지만 개인 취향입니다. 실제 의사나 의대생들도 그런 결점 알면서도 재미있게 한국 메디컬 드라마 잘 보는 사람도 많습니다. 제가 좀 까탈스러워효 흑흑

 

아무튼 그래서 여러 드라마에 대한 정보를 열심히 찾다가 내 취향일 것 같은 미드를 발견했으니 그것이 《시카고 메드》였던 것.

이 미드는 옴니버스 형식의 드라마이다. 물론 각 등장인물의 사연과 갈등 구조에 대한 실마리를 아주 조금씩 던져 주며 스토리가 진전되고, 러브라인도 있지만 그것이 주는 아니다. 응급실에서 실제로 환자를 접하면서 벌어지는 의료인으로서의 고뇌나 갈등, 혹은 성장 스토리가 이 드라마의 메인이다. 이런 게 만족스러운 장르물이지!

 

드라마에 대한 소개는 이쯤 접어 두고, 이 드라마에서 매우 인상깊었던 에피 중 하나를 캡쳐해봤다. 시즌1의 3편에 나오는 스토리이다. 3편에서는 세 개의 에피소드가 병렬적으로 진행되고, 세 개의 에피소드 중에서 솔직히 가장 무게감이 떨어지는 에피소드이지만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바흐의 음악이 관련되어 있고, 국가고시 시험 CPX에 포함되는 항목인 '나쁜 소식 전하기'도 관련되어 있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에피소드이다. (난 바흐를 너무 좋아해서 라이프치히 바흐 무덤이 있는 성 토마스 성당까지 찾아갔다 왔으며 바흐 전집 CD를 소장하고 있는 바흐 덕후임! 혹시라도 완전 개오글오글거리는 라이프치히 바흐 무덤 방문기를 보시고 싶으신 분은 여기를 눌러 구경다녀오세요ㅋㅋㅋ)

 

 

24, F

C.C.(Chief Complaint) Vertigo

P.I. (Present Illness) 상환 이전에 특이병력 없던 여자 환자로, 금일 vertigo로 균형을 잃고 넘어져 생긴 두부 찰과상으로 응급실 내원함.

Neurologic Exam상 Lt. ear의 Hearing loss 관찰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케이스 쓰는 방식대로 이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여자 환자에 대해 조금 서술해 봤는데 엉터리네. ROS(Review of System)까지 해보려다가 진절머리나서 참음. 그럼 에피소드 본편으로 들어갑니당.

 

 

 

응급실 치프 레지던트인 닥터 할스테드는 동료인 닥터 매닝에게 자신의 환자에 대한 Second opinion이 필요하다면서 신체진찰을 부탁한다.

 

 

매닝은 환자인 딜런을 진찰하면서 가벼운 이야기로 환자의 긴장을 누그러뜨리는데, 딜런은 시카고 음대에서 석사과정 중인 바이올리니스트라고 말한다.

 

 

 

외안근 검사를 시행하고 있는 닥터 매닝.

그러면서 자기도 원래 꿈이

바이올리니스트였다고 말하면서

환자와 라포Rapport를 형성 중.

 

 

 

 

닥터 매닝이 바이올리니스트가 되고 싶어했지만

실력이 부족해 차선책으로 의사가 되었다고 말하니

"전 차선책이 없어요" 라고 말하는 딜런.

차선책이 없다는 것은, 그토록 간절하다는 거겠지.

 

 

 

딜런 : 제 꿈은 음악뿐이에요

 

 

 

닥터 매닝 : 제가 그런 마음가짐이 없어서 못한 거예요.

이렇게 말하면서 닥터 매닝은 뇌신경7번 안면신경검사도 시행한다.

웃어보세요, 찡그려보세요 등등.

 

이런 깨알고증이 잘 되어 있는 점이 넘나 좋은 거임.

 

 

 

 

 

닥터 매닝 : 파가니니 변주곡 배우다 완전 포기해 버렸죠.

라고 말하면서 상지 근력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파가니니 변주곡이 진짜 어려워서

거기서 많이들 포기한다고 웃으며 

두 사람이 공감대가 형성되자

 

 

 

자기도 대학교 악단에서 작은북을 쳤다고

닥터 할스테드가 끼어들자

본전도 못 찾고 가볍게 무시당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 달에 바흐 연주회가 있다면서

딜런은 닥터 매닝에게 꼭 보러 와달라고

초청을 한다.

웃으면서 알았다고 답한 뒤

 

 

 

 

닥터 매닝 : 오른쪽 눈에 약간 안진증Nystagmus이 있지

닥터 할스테드 : 알아I know.

 

 

 

닥터 매닝이 자신의 소견을 이야기하자

닥터 할스테드는 동일한 의견이라고 한다.

매닝은 내 의견은 필요없었네, 하면서

NS에 연락해 brain CT찍으라고 말하고

할스테드를 째려보고 사라진다.

 

사실 이전 에피에서 매닝이 할스테드에게

마음 상한 일이 있었는데 아직 안 풀림.

할스테드는 매닝에게 사심이 있어서

계속 사과하는 한편 소극적인

애정 공세를 펼치고 있음.

이런 꽁냥거리는 러브라인은 대환영임당.ㅋㅋㅋ

 

 

그리고 참전용사와 그 아내에 대한 에피,

아버지 사업장에서 일어난 사고로 아버지의 직원을

수술해야 하는 닥터 로즈에 대한 스토리가 번갈아 나오고

 

 

우리의 환자 딜런에 대한 brain CT 결과가 나온다.

 

 

 

 

간호사인 에이프릴이 닥터 할스테드에게

결과를 알려주며, NS consult 결과

최대한 빨리 수술해야겠다는 의견이 나왔음을

알려준다.

 

음 여기서 병원 시스템의 고증에 대한

오류를 지적하고 넘어가자면

응급실ER에서 할 일은 다 끝난 거고

신경외과NS로 전과시키는 게 절차이기 때문에

ER에서 환자를 넘기면 되는 문제인데

환자의 치료 방침 등등을 응급의학과 의사가

계속 진행하고 있다.

 

이런 점 하나하나가 거슬리는데

어찌 한국 메디컬 드라마를 빙자한 로맨스물이

성에 차겠냐고요 ㅋㅋㅋㅋㅋ

이 정도는 애교로 넘어가자.

 

 

아 그리고 에이프릴 간호사 역할을 맡은

야야 다코스타Yaya DaCosta를 보고 깜짝 놀랐다.

뭐 저런 완벽한 미인이 다 있나 싶어서 XD

엉엉 사랑해요 날 가져요

 

 

 

 

 

바이올리니스트인 우리의 환자 딜런은

청신경초종Acoustic Neuroma라는

brain CT 판독 결과를 듣고

망연자실해 한다.

 

무슨 질환인지 몰라도 일반인이 듣기에도

기분 나쁜 이름의 종양이다.

바이올리니스트라면 더더욱.

 

 

 

 

 

닥터 할스테드 : 청각 신경에 생기는 종양인데 신경섬유종증이 원인이에요.

이 신경종이 내이를 압박해서 귀도 잘 안 들리고 현기증이 있었던 거에요.

 

라면서 딜런에게 질병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딜런은 이미 충격이 커서 설명에 대한 관심은 안중에도 없는데 ㅜㅜ

 

 

 

 

 

그러면서 최대한 빨리 수술적 절제를 통해

내출혈을 막아야 한다고 치료 방침을 설명하고,

 

 

 

딜런이 수술의 부작용은 뭐냐고 묻자

청력손실이 생길수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국시 CPX 항목인 '나쁜 소식 전하기' 항목이

떠오르는 장면이다.

 

에끼 닥터 할스테드 그런 식으로 하면

항목에서 좋은 점수 못 받아유~

 

SPIKES를 잘 지켜야지!!

 

 

여기서 다시 한번 강의 들은지도 오래되어 가물가물한 SPIKES에 대해 정리해보자

S Setting 환자가 나쁜 소식을 들을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잘 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P Perception 환자가 병식이 어느정도 있는지 확인하고

I Invitation 소식을 들을 때 다른 사람이나 보호자 대동이 필요한지 등의 의사를 묻고

K Knowledge 중요한 소식을 핵심만 요약하여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고

E Emotion 환자의 반응에 대해 당황하지 않고 공감 등의 정서적 지지를 하고

S Strategy 내용을 잘 이해했는지, 앞으로의 치료 계획에 대해 설명을 한다

 

 

CPX 공부는 미드로 해야 제맛이지(응?) ㅋㅋㅋㅋㅋㅋ

모의환자 대상으로 나쁜 소식 전하다가 완전 까였던 나의 개판 5분전 CPX가 생각나네. 환자는 들을 준비도 안 되어 있는데 병에 대한 설명을 줄줄이 늘어놨다고 교수님께 지적받았습니당. 정서적 공감이 우선임!

 

 

 

 

딜런은 멘붕.

 

 

 

 

"지금은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겠지만

오늘 발견해서 다행이에요.

그날 넘어진 것이 목숨을 구한 걸 수도 있어요"

아이고 위로라고 하고 있긴 한데 ㅜㅜ

닥터 할스테드는 딜런의 절망감에 대해

조금도 공감을 못해주고 있다.

 

물론 할스테드의 입장도 이해는 간다.

그는 의사고 자신의 환자를 어떻게든

살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것이다.

 

 

 

 

딜런의 절규.

"전 음악가예요!"

 

 

 

할스테드가 일단 목숨을 구하는 게 중요하다는 식으로 접근하며 더 적합한 병동인 위층으로 옮겨서 수술준비를 하자고 말하자 딜런은 닥터 매닝과의 면담을 신청한다. 딜런은 이미 담당의인 닥터 할스테드와의 라포가 깨진 것으로 보인다.

 

 

 

청신경초종Acoustic neuroma는 신경초종Schwannoma의 일종으로 말초신경을 싸고 있는 Schwan cell에서 기원한 종양이다. benign tumor이고 조기에 청력을 먹는다고 한다. 내이도에서 잘 발생하고 내이도 안에는 뇌신경7번 안면신경과 뇌신경8번 청신경이 지나가고 있는데 뇌신경7번 안면신경은 압박에 비교적 잘 견뎌서 조기에 안면마비증상을 잘 일으키지 않고 종양이 많이 커진 후에 안면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 나도 잘은 모르지만 배운 바로는 수술적 절제로서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나 닥터 매닝의 상담도 수술을 거부하는 딜런의 의견을 꺾을 수는 없었다. 환자가 적어도 연주회 전에는 수술을 안 할 거라고 의사를 밝혔으나, 닥터 할스테드는 답답하기만 하다. (극적 설정에 따르면) 이 종양을 즉시 치료하지 못하면 딜런은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죽을 수도 있는 정도이면 딜런의 청신경초종은 사이즈가 꽤 커지면서 진행된 경우인가보다.

 

 

 

 

 

닥터 매닝 : 딜런은 음악을 듣고 연주를 하면서 세상과 소통을 해. 청각을 잃는단 건 상상도 할 수 없을 거야.

 

 

 

 

닥터 매닝은 딜런에게 이 일을 받아들일 시간이 필요하고, 우리 의료진이 수술을 하네마네 결정할 일이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지만, 담당의인 닥터 할스테드는 답답하고 급하기만 하다. 그는 빨리 환자를 설득해서 목숨을 살리는 것이 의사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치료 시기를 놓쳐 살릴 수 있었던 환자를 잃는 일만큼 최악의 일은 없기 때문일 것이다.

 

 

 

 

 

닥터 할스테드는 환자가 아니라 자신이 치료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전에 그의 잘못은 아니지만 치료 시기를 놓쳐 환자에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 환자의 기억이 그는 죄책감과 악몽으로 다가온다.

 

 

 

닥터 매닝의 의견은 다르다.

"대신 결정하려고 의사가 됐니?"

 

 

 

 

 

 

닥터 할스테드는 자신의 고뇌를 호소한다.

 

"생명을 구하려고 의사가 된 거야.

내 하나뿐인 꿈이었어.

차선책도 없고 좋아하는 다른 일도 없어.

이렇게 잃는 게 많은 일일줄은 몰랐어."

 

딜런에게 음악가의 꿈이 절실한 것처럼,

닥터 할스테드도 환자를 살린다는 꿈이 절실했던 것이다.

 

차선책으로 의사가 됐다는 말을 했던 게

마음에 걸려서였을까,

아니면 환자를 잃고 싶지 않은 동료 의사의

간절함을 보고 감명받아서였을까,

아마 둘 다였을 것이다.

닥터 매닝은 자신이 중재에 나서기로 결심한다.

 

 

 

 

그녀는 자신의 바이올린을 꺼내들어

아직도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딜런에게로 간다.

 

 

 

여기서 등장하는,

내가 사랑하는 J.S.Bach의

"Concerto for Two violins(BWV1043) D minor"

 

두 대의 바이올린이 서로 대화하듯

푸가 형식으로 주제를 주거니받거니 하는

아름다운 선율이 계속 반복되는데

나는 이런 대위법을 너무너무너무

미친듯이 좋아한다.

하앍하앍 ㅜㅜ

 

 

 

 

 

 

 

 

매닝은 질병을 치료하자고 설득한다든지

그런 이야기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함께 바이올린 연주를 할 것을 제안한다.

(사실 레지던트가 이럴 시간이 있을 정도로

절대 시간이 남아돌지 않을텐데

이 부분도 살짝 판타지스러운 느낌이 있지만

이 정도는 역시나 애교로 넘어가기로 한다

아니면 미국의 레지던트는 좀 다른가ㅋㅋㅋ)

 

 

 

한때 바이올리니스트가 꿈이었다는,

음악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공유한

의사가 그 마음을 이해해준다는 믿음이

가서였을까, 딜런은 자신의 병에 대해

이제 정확히 듣고 알고 싶은 준비가 된 것 같다.

 

 

 

 

수술을 하면 청력을 잃는지에 대한

사실 여부가 딜런에게는 중요하다.

 

 

 

이에 대해 설명을 하기 앞서

닥터 매닝은 환자의 눈높이와 같은 위치에 앉는다.

 

 

 

"기억은 머릿 속에만 있는 게 아니에요"

 

 

 

 

 

 

운동기술motor skill이라고도 부르는

절차적 기억procedural memory에 대해 설명해준다.

청력을 잃는 건 예정된 수순이지만

바이올린 연주를 하는 몸의 기억까지

잃는 것은 아니라며 연주자로서의

재활rehabilitation에 대한 암시와 용기를 주고 있다.

 

 

 

 

 

절차적 기억에 대한 설명을 하는 매닝.

서술적 기억과 저장되는 경로가 달라서

기억상실증에 걸리더라도 자전거를 타는 법, 걷는 법,

젓가락질을 하는 법에 대한 몸의 기억까지 잃지는 않는다.

 

 

 

 

딜런은 이 말을 듣고 주저주저하다가 조심스레 자신의 바이올린을 꺼내든다.

 

 

 

닥터 매닝 : 청각에 집중하지 마세요.

느낌과 떨림에 집중해요.

 

 

청각경로를 잃어도 말초신경으로부터 받아들이는 촉각, 진동감각, proprioception(고유위치감각)이 남아있기 때문에 이런 감각들로 바이올린 연주에 대한 감각을 발달시키면 청력이 없어도 연주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제8뇌신경의 경로가 막혀도 DCMLP(dorsal column medial lemniscus pathway) 후섬유단 내측섬유띠 신경로는 완전히 다른 경로이니 당연히 잘 살아 있으니까. 적절한 의학적 지식으로 고증한 내용을 적확한 부분에 십분활용하는, 이런 게 메디컬 드라마지!

 

 

 

 

그리고 닥터 매닝은 바이올린을 집어들어,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에서

제1바이올리니스트가 되어 푸가 선율 주제를 리드한다.

(다소 판타지가 가미된 부분입니다 그래도 좋으네요ㅋ_ㅋ)

 

 

 

그리고 두 바이올린의 앙상블이

시카고 병원 응급실에 아름답게 울려퍼진다.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닥터 할스테드.

좋냐 응?ㅋㅋㅋ

 

 

 

 

배경음악으로 내가 사랑하는 바흐의《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D단조》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목숨을 건지지만 청력을 잃으러, 수술실로 이동하며 계속 뒤돌아보는 바이올리니스트 딜런의 뒷모습과 눈빛을 잊지 못할 것이다.

 

 

 

 

수술을 위해 긴 머리카락이 잘려나가고

 

 

 

 

수술은 무사히 끝난다.

 

아 근데 지금까지 오류는 적당히 애교로 봐줄 수 있을 정도라면 여기서 진짜 개거슬리는 최악의 오류가 나타나는데 멸균법 유지를 위해 Surgical aseptic drap이 충분히 공간을 확보하며 펼쳐져야 하는데, 즉, 환자의 얼굴까지 충분히 다 덮여야 하는데 무려 NS 수술을 저렇게 환자 얼굴 다 드러놓은 채 septic하게 하고 있다. 아 제발 무균술aseptic technique 정도는 잘 지키면서 수술 장면 고증하자구요 제발 ㅜㅜㅜㅜㅜㅜㅜㅜ

 

 

수술을 끝내고 청력을 잃은 딜런에게

닥터 매닝은 필담을 건넨다

"You will gonna be fine"

 

 

 

딜런은 닥터 매닝에게 역시 필담으로 화답한다.

"I will remember"

 

(설정에 약간의 억지는 있어 보인다.

왼쪽 청력만 잃은 걸로 보이니

필담을 할 정도는 아닐 것 같은데

뭐 이 정도도 극적 장치라 치고 애교로 넘어갈 수 있다)

 

 

자신의 목숨을 살리려고 애쓴 의료진들과,

같은 꿈을 공유했었던 닥터 매닝과,

그녀가 보여줬던 공감 능력과,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진동, 촉각, proprioception

아마 그 모든 것을 결코 잊지 않으리라는

말이라고 해석하면 너무하려나.

 

 

이 에피소드의 교훈은

의사도 다재다능해야

이럴 때 재능을 써먹을 수 있다는 교훈?(응?)

…은 아니고 ㅋㅋㅋㅋ

여튼 우리 의전원 동기들도 그렇고

음악 미술 운동 등등 전공 외적으로

재능 많은 사람들이 부럽기는 부럽네요.

 

 

아름다운 바흐의 음악과 어우러져

환자에게 질병에 대한 나쁜 소식을 전하는 법과

의사로서의 고뇌와 환자와의 라포 형성 등등

많은 시사점을 던져줬기에

정말 좋아하는 에피소드이다.

 

 

 

뭐 《시카고 메드》전체가 다

이런 류의 에피소드의 나열로 이루어진 드라마입니당.

자극적이지 않고, 실제 의료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인간적인 고뇌들이 잘 담겨 있어 잔잔하게 즐길 수 있는

메디컬 드라마이다.

 

 

 

이상 내가 미드 《시카고 메드》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에피 정리가 끝났음당.

아 일일이 캡쳐하고 포스팅하려니 시간 진짜 오래걸리네…

앞으로 미드 리뷰나 후기는 절대 못하겠다. 아이고ㅜㅜ

 

 

 

 

 

유투브에서 검색한

"Concerto for Two violins(BWV1043) D minor"

 

오케스트라까지 동원되어 훨씬 웅장하거나

화려한 음색의 다른 영상들도 있었지만

이 영상을 고른 이유는 본 에피에 나온 1악장만 실려 있고,

두 대의 바이올린으로만 선율을 주고받는 것이

에피에서 나온 연주와 뭔가 더 비슷한 느낌이라 골랐다.

 

사랑해요 J.S.Bach

엉엉 날 가져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