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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 abroad/2016 東京Tokyo

2016.04.02. 도쿄여행 2일차 #08 시부야, 비스트로 다브레Bistro D'arbre

 

 

 

 

 

 

시부야 역에 내리니 거대한 전광판이 잔뜩 달려 있는

상업 지구의 건물들이 나타났다.

명동과 같은 분위기이고 인파도 상당했다.

 

 

 

 

 

시부야 역 사거리의 한 건물 2층에 스타벅스가 보인다.

이 스타벅스에 앉아서 교통신호를 질서 정연하게 준수하는

일본 특유의 보행자와 자동차의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시부야 여행의 백미라고 한다.

 

우리가 시부야를 벗어나 오모테산도로 가는 길에 남편과 연락이 되었고

남편은 "시부야 사거리에 스타벅스에 가봐"

라고 조언했으나, 나는

"여보, 우리 이제 시부야 벗어나고 있어. 아까 연락 되어 들었으면 좋았을텐데 할 수 없지."

라고 말했다.

 

 

 

 

 

 

 

게임 광고, DHC 화장품 광고 등

갖가지 옥외 전광판이 이곳 저곳 화려하게 달려 있고,

 

 

 

질서 정연하게 신호를 기다리는 일본의 보행자들.

 

 

 

 

 

 

스타벅스 앞 횡단보도를 건너면 요런 서점이 나온다.

서점 옆길로 들어가면 시부야 중앙거리가 나타난다.

시부야 중앙 거리를 지나 우다가와초 부근을 구경했다.

 명동과 비슷한 느낌의 거리였다.

 

쇼핑할 수 있는 소형 상점도 많고,

주변에 Forever 21, H&M, Bershka버쉬카, 애플 스토어,

루이 뷔통 매장, 미우미우 매장 등등

큰 몰이나 샵이 굉장히 많았다.

 

 

 

 

 세일러복 코스튬같은 노출이 다소 과장되어 보이는 

속옷을 파는 가게가 보여 사진에 담아 보았다.

역시 이런 성향이 일본의 이미지지! (고정관념인가)

 

 

 

만화 카페인지 게임방인지가 있고.

(RPG라고 써 있는 걸 보니 게임 같긴 한데, 일어를 모르므로 패스)

 

 

 

친구는 돈키호테 시부야점을 열심히 찾았으나 찾지 못하고,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가 헤메던 곳에서 조금만 가면 되는,

어이없을 정도로 너무 가까운 곳에 있었다)

 

 

우리는 마냥 시부야 거리를 거닐다

친구와 나는 그냥 명동같네~ 싶어서 재미도 없고

동생이 추천한 아오야마 쪽으로 가보려고

구글 맵을 켜고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쪽 몇 개의 큰 쇼핑몰을 지나 우리는 구글 맵이 인도하는 대로 굴다리를 지나가게 되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야마노테 라인이 지나가는 철로 아래의 굴다리였다)

신기한 느낌의 골목이 나타났다.

 

 

명동 한복판 같은 이 번화가 시부야라는 동네 구석탱이에

요런 느낌의 독특한 골목길이 숨어 있었다니!

싶은 신기한 공간이었다.

 

 

 

 

 

 

우리가 이동한 경로를 구글 맵을 캡쳐해 표시해 둔 사진이다.

사진의 주황색 화살표를 따라 가면 굴다리를 지나게 되고

굴다리를 지나면 좁은 골목길이 나타난다.

 

 

 

 

좀더 맵을 확대한 사진.

 

 

 

 

 

더더욱 확대.

 

 

 

 

 

 

사진 설명에도 썼듯이,

좁은 다락방 또는 쪽방 느낌의 초소형 주점들이

좁다란 골목길을 따라 다닥다닥 붙어 있는 곳이다.

 

 

 

 

 

구글 맵을 첨부해 두었다.

 

 

 

 

 

 

 

바로 이 골목!

 

 

뭐하는 곳인지 신기해서 안을 기웃거렸더니

1~2평도 안 되어 보이는 가게 안에 손님들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

한잔 하는 광경들이 눈에 들어왔다.

 

 

오모테산도로 가기 위해 이 골목을 그냥 지나치려다,

친구에게 제안했다.

 

 

"여기 진짜 독특한 분위기인데

들어가서 간단히 한 잔 하지 않을래?"

 

 

밖에서 본 느낌은 좁아 보이고 폐쇄적인 느낌이었기에

친구는 처음에 머뭇거리다가,

도쿄에서 이색적인 주점에 가보는 것도

추억 아니겠냐는 나의 설득에 이내 수긍하여

골목길에 있던 주점 중 한 곳으로 함께 들어갔다.

 

 

 

 

 

 

바로 요 주점이다.

Bistro D'arbre

 

 

 

 

1층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여주인이 일본인 특유의 친절하고 밝은 미소로 맞는다.

그런데 1층에는 두 사람 정도가 앉으면 끝날 정도로 아주 좁은 바가 있었고

이미 두 명의 손님으로 바가 꽉 차 있다.

 

 

우리는 당황해서 나가야 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주인은 upstair에도 자리가 있다면서 올라가라고 안내한다.

 

 

 

 

 

신발을 벗고 좁디 좁은 계단을 올라가서

 

 

 

 

4명이 앉으면 꽉 찰 정도의 2층을 지나

사다리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갔다.

 

좁디좁은데다 경사도 져서 아슬아슬하게,

약간 무서워하면서 올라가는데 정말 신기했다.

 

 

 

 

 

우리가 앉았던 3층 다락 좌석에서 내려다본 2층과 창 밖.

 

 

 

 

 

우리는 사케 두 잔과 주인장 추천 메뉴 두 가지를 골랐다.

짧지만 영어로 의사 소통이 가능한 곳이었고, 영어 메뉴판도 준비되어 있었다.

 

메뉴가 3층으로 운반되어 올 때 저 아찔한 경사의 사다리를 타고

주인이 다소곳하게 받쳐 오는데

행여나 쏟을까봐 스릴이 넘치면서도

그 광경이 너무나 유쾌하고 재미있어서

주인도 우리도 깔깔깔 웃었다.

 

일본의 전통인지, 사케 잔을 받은 사진의

나무 통까지 찰랑거릴 정도로 술을 잔뜩 따라 내와서

쏟을까봐 더 아슬아슬했던 것 같다.

 

 

 

 

 

벚꽃 생화 가지도 따와서 꽃병에 장식되어 있었다.

 

 

 

영어 메뉴판을 찍어 두든지 메뉴 이름을 좀 메모해 둘 걸ㅜㅜ

맛난 술안주였는데 음식 이름이 기억이 안나는 게 넘나 안타까운 것..

 

 

친구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올리는 블로그이기 때문에

친구의 초상권을 지켜주기 위해 모두 모자이크 처리.

내 얼굴만 그냥 올림.ㅋㅋㅋㅋ

 

 

 

 

 

사진을 보면 천장이 앉은 키보다 아주 약간 높음을 알 수 있다.

정말 좁은 다락방이었다.

 

 

 

 

도쿄 시부야 어느 골목길 다락에 앉아서

창 밖으로 덜컹덜컹 지나가는 열차 소리를 들으며

운치 있는 스윙재즈가 BGM으로 깔리는 가운데

15년 지기 오랜 친구와 함께

사케를 마시며 기분 좋을 정도로 아주 살짝 취기가 올라

이런저런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있노라니

무릉도원이 여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행복하고 아름다운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친구도 나와 같은 기분이라고 했다.

20대 때에도 함께 배낭여행을 다녔던 우리의 추억을 떠올리며,

30대 어느 언저리의 토요일 밤을 도쿄에서 보내는 우리의 추억이 또 하나 추가되는

소소한 애틋함과 감동이 얼마나 소중했던지.

 

 

 

 

 

이 다락에 머물렀던 두 시간 동안 어떤 이야기들을 나눴는지

모두가 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두서없이 나눴던 몇 가지의 대화가 떠오른다.

 

 

 

 

20대때 우리 스위스 인터라켄에서 같이 스카이다이빙 했었잖아.

경비행기 해발 3000피트에서 그대로 자유낙하. 으악!

 

아이구 어떻게 그런 짓을 했지. 젊어서 참 용감했다 우리.

왜 나이가 먹을수록 우리는 더 겁쟁이가 되어 가는 걸까.

 

스카이다이빙은 커녕 요즘 높은 곳에도 못 올라가겠던데.

심지어 어릴 땐 없던 고소공포증까지 생겼어.

 

그래도 난 스카이다이빙은 하라면 다시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래 우리 그럼 나중에 같이 여행가서 또 스카이다이빙 할까?

우리 나중에 40대, 50대 아줌마가 되어서도 같이 꼭 여행다니자!

이런 이야기를 하며 잔을 주거니 받거니 했던 것 같다.

 

 

 

 

그 와중에 친구가 긴자의 미쯔코시 백화점에서 잔뜩 사온 손수건도 구경하고.

 

 

 

 

 

 

 

딱 한 잔만 더 하자 기분 좋을 정도만!

그래서 친구랑 각기 사케 한 잔씩을 더 주문했더니

주인장이 직접 사케 병을 들고 다락에 조심조심 올라와서 따라 주었는데

잔을 받치고 있는 나무 통까지 인심좋게 따르다가

내가 더워서 벗어놓은 내 트렌치 코트에 사케를 좀 쏟으심.

 

주인장은 연신 "스미마셍"이라면서

어쩔 줄 몰라 하시며 사과하시고

나는 진심으로 기분이 1도 상하지 않아 괜찮다며 웃었다.

 

이 좁은 다락방에서 마음만은 대인배가 되고 유쾌해져서

괜찮다고 친구랑 함께 깔깔거리면서 즐거워하고.

옷이야 말리면 되는 거고ㅋㅋ

 

 

 

 

 

 

 

사케 두 잔째를 비우니 두 시간이 지나 있었다.

딱 한 잔만 더 할까? 싶은 기분도 있었지만

기분 좋게 취기가 올랐을 때

이쯤에서 마무리하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친구도 나도 동의하여

두 시간 동안의 행복하고 소중한 시간을 갈무리하고,

이제 오모테산도로 가기로 한다.

 

 

 

 

 

친구를 먼저 다락 아래로 내려보내고

 

 

 

 

 

나는 내려가면서 우리가 앉았던 좌석을

내 DSLR 캐논 50D로 촬영한다.

 

 

 

 

우리가 앉았던 좌석에

잊지 못할 두 시간 동안의 추억 한 자락을 놓아두고

다락방을 내려온다.

 

 

 

 

2층에서 바라본, 우리의 좌석.

 

 

 

 

 

비스트로 다브레

Bistro D'arbre

아쉽지만 이만 빠잉.

 

 

 

 

 

두 명의 주인이 손님들에게 일일이 웃으며 밖까지 마중나와 인사를 했다.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물어서 우리는 칸코쿠에서 왔다고 하고,

도쿄의 사쿠라를 보러 왔는데 아름다웠다고 칭찬을 해 주었더니 좋아한다.

 

 

 

 

 

나중에 여행와서 다시 한 번 들르고 싶은 곳이

또 생겼다.

 

도쿄의 비스트로 다브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