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이 상점 저 상점 다니며 쇼윈도우 촬영.
도자기 미니미인가? 귀엽다.
이 회전목마처럼 생긴 장난감은 독일 전통 장난감인가?
이곳 뿐만 아니라 나중에 라이프치히에서도 볼 수 있었다.
아까 드레스덴 인포메이션이 있던 건물로 들어갔다.
화장실이 급해졌다.
그러고 보니 오늘 하루종일 아침에 커피 한 잔과 샌드위치를 먹은 것 외에 점심도 저녁도 굶었고,
레스토랑이나 박물관에 들어간 것도 아니어서 종일 화장실을 이용하지 않았다.
유료 화장실이고, 관리인 아주머니에게 이용료를 내려고 하는데
이용료는 50센트인데
내 지갑 안의 지폐들은 모두
20유로인가 고액권 밖에 없다.
아주머니는 거스름돈이 없으셨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시더니 웃으면서
그냥 오늘은 봐준다고 이용하라고 한다.
올레!
화장실에서 나와서 쇼핑 센터 안에 있던 도자기를 찍었다.
나중에 민박집 이모(여자 사장님)님께 듣기로
저 자기는 엄청 비싸다고.
옆의 성모 교회 야경을 찍는다.
기진맥진해서 다시 삼각대 설치하고 찍을 의욕까진 나지 않아
숨참고 ISO 감도 높이고 찍은 게 이 따위.
사실 나는 아까 광장 쪽에서 본 스타벅스에서
간단히 저녁을 먹을 생각이었는데
너무 늦어져 버렸다.
여기서 라떼 한 잔과 에스프레소 브라우니 한 개를 포장 주문.
카페 라떼 2.95 유로,
에스프레소 브라우니 1.95 유로.
한국 돈으로 약 7500원.
중앙역까지 걷기엔 꽤 거리가 있고,
미리 예매해둔 베를린으로 가는 버스는
30분 후면 출발한다.
마음이 급해진다.
동생이 하는 말 생각이 난다.
언니는 스릴을 즐기는 성격이지.
변태라서 늘 아슬아슬하게 일처리를 하지.
그런가 ㅜㅜ
도시 떠나기 직전에 후달리는 경험이
나중에도 계속 이어진다.
경보로 대따 빨리 걷는다.
이러다 베를린행 버스를 놓치겠다.
다행히 3번 트램이 3분 후에 도착한다.
걸어서 20분 가량 걸리는 거리인데
트램을 타면 3분이면 가니 시간 여유가 생긴 것이다.
드디어 중앙역으로 가는 트램이 들어온다.
중앙역 앞에 도착.
횡단보도를 건너 버스를 타러 가는 길에 찍은 커다한 피트니스 센터.
자세히 보면 안에서 사람들이 열심히 트레드밀 위에서 달리는 모습이 보인다.
이제야 여기도 사람 사는 도시인 것이 느껴진다.
버스를 탔다.
베를린으로 출발하기 10분 전이다.
버스가 출발하고
이제 드레스덴을 떠난다.
모든 게 꿈만 같다.
창 밖을 보는데,
내가 잘못 봤나? 한국어 간판이 있다.
무려 한인 식당이!
셔터스피드를 확보하기도 전에 차창 밖으로 쌩 하고 지나가서
이런 형체를 알 수 없는 사진만이 남았다.
단념하고,
이제야 나는 저녁을 먹는다.
브라우니와 스타벅스 라떼.
조금 전 까지만 해도 드레스덴 구시가지를 수 차례 외울 정도로 왕복하며 다니고,
엘베 강을 4번이나 건너고 다녔는데
좀 전까지의 일이 모두 꿈만 같다.
드레스덴은 아름다운 도시였고,
그 도시 안에 있는 동안은 정취에 취할 수 있는
그윽한 분위기가 있었으나
그 순간 뿐이었고
나에게 베를린만큼 강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요즘 한국인 배낭여행객들 사이에서 서서히 각광받고 있다는 드레스덴.
이날 하루 동안 나는 적지 않은 한국인 무리와 마주쳤다.
이 포스팅을 작성하면서 생각난 김에
드레스덴을 여행한 다른 사람들의 여행기를 검색해 보니
한국인들은 여기 우리밖에 없겠지? 하고
유일한 동양인이라는 것에
뭔가 뿌듯함을 느끼며 돌아다니는 경우가 많은 듯했다.
그래서 나를 마주치면 다들 어, 여기도 한국인이 있네 하는
실망스럽고 경계심이 넘치는 시선으로 바라보았던 것일까.
뭐 아름답고 매력적인 도시였지만
베를린을 떠나는 게 더 아쉽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2시간 가량 달려 베를린 ZOB에 도착.
숙소로 돌아간다.
잊고 있었다.
숙소는 서독 지역에 있다는 것을.
구 동독과는 다른 모양의 평범한 보행 신호등임을 알 수 있다.
집에 돌아오니 저녁 10시 반인가 11시 경이었던 것 같다.
MBC 촬영팀과 한국인 음대 유학생들과 여행객들이 어울려 한잔 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모두들 드레스덴이 어땠냐고 물어온다. "이쁘긴 한데 전 베를린보단 별로였어요." 라고 말했다. 민박집 남자 사장님이 "거 봐. 다들 드레스덴에 도대체 왜 가는지 모르겠어. 드레스덴 별 거 없다고 했잖아" 라고 하신다. 한 PD님은 왜 별로냐고 물으신다. "글쎄요, 예쁜 건 알고 좋은데 그때 뿐이고 돌아서면 감흥이나 인상이 없는 것 같아요."라고 대답했다.
그리고나서 난 방으로 들어왔다. 할 일이 있었다. 동유럽 지역에 있다가 반드시 스페인으로 넘어가야 한다. 바르셀로나 출발, 인천으로 향하는 비행기 티켓이기 때문에 반드시 중간에 한 번은 저가 여행사를 이용해야 한다. 그래서 한국에서부터 계속 검색해보았는데 유일하게 티켓이 저렴한 날이 하루 있었으니 2월 3일 월요일이었다. 저가 항공사에서조차 두브로브니크에서 바르셀로나로 가는 티켓은 40~50만원 가까이 하고, 자그레브에서 바르셀로나로 가는 이지젯 티켓이 15만원 정도 하는 가격의 표가 있었다. 그래서 숙소에서 제공하는 와이파이로 이지젯에 접속하여 이 티켓을 발권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작가 언니가 지금 유학생 분이 피아노를 치면서 모두들 다과를 하며 담소를 나누는 장면을 촬영하려고 하는데 낄 수 있겠냐고 물어왔고, 죄송하지만 저는 항공권 발권을 해야 해서 못할 것 같아요, 거절하고 2~3시간 가까이 낑낑거려 겨우 발권 완료. 그리고 나는 곯아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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