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타운을 가로지르는 푸후이 운하에 놓인 다리 위에서 찍은 사진
반대편을 향해 찍은 사진.
아름다운 광경이지만 사실 다리 위에 사람이 넘나 많아서 사진 찍기 좀 힘들었다.ㅋ_ㅋ
남편님 한 장 찍어주고,
나도 한 장.
설정샷ㅋㅋ
골목마다 인파로 가득가득.
크리스마스 연휴에 토요일이라 그런가보다.
골목 안쪽에는 별의별 먹거리와 간식거리를 팔고 있었는데.
우리는 비위가 약해 구경만 하는 걸로.
새끼 오리를 통째로 꼬챙이에 구워 파는 것도 보인다.
극혐ㅠ
(남의 문화도 존중할 줄 알아야 하는데, 먹는 걸로 극혐이라고 해서 미안하지만ㅠ)
탕후루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간식거리이고
갖가지 종류의 먹거리로 가득한 먹자 골목이었다.
오리알, 메추리알을 굽는 가마가 여기 저기 보이고.
한약재 따위를 파는 가게도 있었다.
나중에 한국에 와서 안 일이지만 치바오라오지에의 간식 먹거리 명물은 국화빵과 취두부라고.
우리는 점심을 많이 먹은데다 뭐가 뭔지도 모르겠어서 구경만 하는 걸로 만족했는데,
늘 지나고 나면 아쉬운 것.
(막상 이때는 그게 뭔지도 모르고 눈에 바르면서 지나쳤겠지만-_-;)
우리는 공차 비슷한 버블 밀크티를 파는 가게에서 디저트를 먹는 걸로.
공차의 블랙밀크티 펄과 비슷한 맛이었다.
휴대폰 외판원 주변에 인파가 잔뜩 몰려 있다.
한창 이곳 저곳 기웃거리며 구경하다가 재미있는 가게를 발견.
중국 미녀로 분장하고 사진을 찍어주는 코스튬 가게였다.
이런 곳도 있네 하면서 깔깔거리며 구경하고 지나가려는데, 남편이 나보고 저 사진을 찍으란다.
미쳤냐면서 여기 말도 안 통하는데서
무슨 저런 요상스러운 사진을 찍느냐고
정말 찍기 싫어서 안 들어간다고 단호히 거절했는데…
나는 평소 나를 잘 존중해주고 내 의견을 잘 따라 주는 남편이
이렇게까지 완강하게 날 억지로 뭘 시키려 하는 건 처음 보았다.
울상을 지으며 안 찍는다고 하는데도 거의 반강제적으로 힘으로 가게에 밀어넣었다.
어이가 없고 웃겨 죽는줄 알았다.ㅋㅋㅋㅋㅋㅋㅋㅋ
남편이 나에게 부탁이라고 한번만 찍어보라고 사정하는데
안 들어줬다가는 상해까지 여행와서 기분 잡치고 서로 감정만 상할 것 같아서
한창 실갱이를 벌이다 체념하고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두 중국인 여자가 동업하는 가게였고
나 말고도 안에는 여러 손님이 있었다.
4평도 안 되어 보이는 좁디 좁은 가게에 온갖 코스튬과 갖가지 소품들이 구비되어 있었다.
(사진관 내부 촬영은 하지 말아달라고 주인이 부탁해서 사진이 없다)
주인이 의상 메뉴 사진집을 주면서 옷을 고르라고 했고
난 오글오글거려서 옷도 못 고르고 있는데
남편님이 옷까지 다 지정해 주셨다.ㅋㅋㅋㅋㅋ
한국에도 있는 드레스 카페랑 비슷한 품질의 옷들이었다.
한창 돈은 없고 꾸미고픈 20대 초반 아가씨들이
종종 애용하는 한국의 드레스 카페의 코스튬들이
여러 사람의 손때가 타고 지저분한 것처럼,
여기의 의상들도 딱 그런 꼴이었다.
물론 사진을 찍으면 절대 티가 나지 않는다.
옷을 고르자 메이크업도 해주고 머리 모양도 다 만져주고
가발도 붙여주고 귀걸이와 목걸이 등 어울리는 장신구까지
알아서 척척척 해준다.
영어는 하나도 통하지 않는다.
손짓 발짓으로 계속 소통했다.
사진찍을 때도 시선을 여기 봐라
고개를 이쪽 방향으로 까딱 해라
미소를 조금만 지어라
심지어는 새끼손가락만 세워라
일일이 포즈를 다 바디랭귀지로 지정해 주었고
시키는대로만 따라 하고 나니
50여 장의 사진이 찍혀 있었다.
여기서 사진 다 고르는 것은 아니고
찍을 사진만 몇 장 고르면
장당 20위안에 코팅까지 해 준다.
말은 하나도 통하지 않았지만 정말 신기한 체험이었다.
온갖 공주병스러운
오글토글거리는 포즈를 다 시켜서
굉장히 쑥스럽고 창피하고 웃겼는데
남편 말 듣길 잘 했다.
언제 또 이런 경험을 해 보겠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쇄한 사진 말고도 원본을 이메일로 보내주었고
50장 정도 중에서 그나마 덜 오글거리는 포즈의 사진만 골라놓은 것.
…이라고 해도 넘나 오글거리는 것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분장, 대기, 촬영, 인화까지 1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나 말고도 찍는 사람이 많아서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사진관을 나와서 천천히 다시 마을 골목길을 따라 걷는다.
중간에 화장실을 가려고 들른 건물 구조가 특이해서 찍은 사진.
해가 곧 넘어가려고 어두워지고 있었다.
4시 전까지 프랑스 조계지에 도착해서 관광을 시작하는 게 오늘의 목표였는데.
밤 다 되어 어두울 때가 아니라 낮의 프랑스 조계지를 보고 싶었는데.
계획에 없던 코스튬 촬영을 하다보니 시간이 늦어졌다.
계획이 틀어지면 어때.
여행 뭐 그리 빡빡하게 할 필요 있나.
여행에서도 왜 이리 마음을 조급하게 먹을까.
평생 잊지 못할 즐거운 코스튬 촬영도 했고,
말 하나도 안 통하는데 현지인들과 교감도 했고.
이 사랑스러운 마을에서 충분히 즐기고 있는데 프랑스 조계지가 대수랴,
하는 마음이 되어가고 있었다.
치바오라오지에, 이 수향 마을의 정취가 좋았다.
이 도시에 대해서 딱히 공부한 바도 없고 어떤 역사를 지닌 마을인지도 잘은 모르지만,
오래된 마을임이 분명함에도 현재의 사람 사는 냄새와 오래된 전통이 적절하게 잘 어우러져 나오는 정겨운 풍경들.
해가 져 가고 있었고,
우리는 아까 사진을 찍었던 다리 쪽에서 보이던 다리로 넘어왔다.
(두 다리의 이름을 몰라 이런 식으로 서술할 수밖에 없다ㅠ)
삼각대를 놓고 함께 기념촬영.
기념촬영한 것이 바로 이 다리 위입니다.
다들 사진을 찍고 있어 자리 잡기 힘드러씀.
아까 우리가 사진을 찍었던 코스튬 가게 말고도 이런 가게가 꽤 많이 있었다.
수요가 많이 있는가보다 분명ㅋㅋㅋㅋㅋ
극혐
극혐
(우엥ㅠ)
휴대폰 가게인 것 같다.
나무통을 제작하는 목공소인듯.
이 건물이 주는 느낌이 맘에 들어 찰칵.
관광지도 아니고 뭐 이런 건물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지 모르겠어서 의아하다는 눈빛을 던지는 행인들이 있었지만 우리 부부는 이 건물이 맘에 들어 교대로 사진을 찍었다.ㅋ
어느 가게 앞에 놓여 있던 야외 테이블과 예쁜 목마.
훔쳐본 정경들.
다시 치바오라오지에 입구까지 도착했다.
끝.
자전거 대여소가 보이고.
한국 스타일이 유행인건가 과연.
한국 간판을 한 옷가게들이 눈에 띄었다.
'한국공주'라는 간판의 가게 앞에서
귀여운 척 하고 찍으라는 남편의 부탁에
이 악물고 찍은 사진.
이런 짓 제발 시키지 말라고.
죄송합니다.
여기서 갑자기 광각으로 갈아끼고 찍어 보았다.
히야~ 역시 시그마 10-20.
치바오 역까지 다시 걸어간다.
이제 프랑스 조계지로 향해야 한다.
지하철로 30-40분 이동해야 하니 그 사이 해는 떨어져 있을 것이다.
전철역 가는 길에 남편이 찍어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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