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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 abroad/2014 Europe

[Day08 빈] 2014.01.21. #03 쉔브룬 궁전-2




겨울이라 철새들이 많이 날아다녔다. 

이따금 빗방울이 떨어지는 음울한 날씨에 앙상한 겨울 나무와 신들의 조각상이 어우러져 몽환적이었던 쉔브룬 궁전 정원에, 새들이 주인공인양 활강을 반복하고 있었다.


여기부터는 새 사진만 나오기 시작한다.










새가 주인공인데 주인공같지 않게 나온 사진.

AI SERVO모드로 놓고 날아가는 새에 초점을 맞춰 성공은 했는데

최대 화각이 75mm에 불과해서 그닥 효과적이지가 않다.





이눔의 새색히! 내레 너를 반드시 찍어주고 말갔숴!







주제는 "쉔브룬 궁전의 정원을 날아가는 새" 사진인데






쉔브룬인지 한국인지 북한인지 우즈베키스탄인지 알 수가 없자나!!!!!














집요한 나.

새 사진은 계속된다.





이도저도 아닌 잡스러운 사진들의 행렬.jpg


아 진짜 날아가는 새 사진 한번 찍기 힘들다.

그래서 주제를 청둥오리로 바꾸었다.





세 녀석이 한꺼번에 자맥질하는 중. ㅋㅋㅋㅋㅋ






제일 찍기 어렵기로 악명 높은 날아가는 새 사진 찍기.





청둥오리는 그나마 쉽다.






이쯤에서 혼동되기 시작한다.

나는 오스트리아 빈의 쉔브룬 궁전에 새 사진을 찍으러 여행온 건가.





계속 집착하다가






그나마 맘에 드는 샷을 건졌다.

최대로 줌-인 한게 75mm라 아쉽다. 100mm만 되었어도..(또르르...)




관광객 인구밀도가 매우 낮았다.






뒤뚱





푸드덕




콕콕




사뿐






룰류~




응? 이 수상쩍은 기운은?




웬 놈이냐(경계)






저기까지 언제 걷냐 싶어 가기 싫었는데 새 사진을 찍으면서 걸어왔더니 어느덧 넵튠 분수에 이르렀다.

이제 글로리에테로 올라가야지.




눈으로 보면서도 뭔가 비현실적이었던 정경.





글로리에테가 있는 언덕으로 올라오니, 쉔브룬 궁전 뿐만 아니라 멀리 빈 시가지까지도 다 조망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매우 피곤해져 있었고, 힘들고 춥고 짜증스러웠다.

독일에서부터 너무 강행군으로 여행해서 이 날 감기기운도 있고 힘들었다.

겨울의 쉔브룬이 아름다웠기에 그나마 망정이지, 별로였으면 정말 후회했을 듯.







여기까지 올라왔으니 기념사진을 찍어야지.

이제 사진찍는다고 안경 벗는 의욕도 생기지 않아.ㅜㅜ





피곤하고 힘든 와중에서도 새 사진을 찍는 집요함-_-;

내 성격 어디 가겠느냐만은.





새 사진을 찍으려다 프레임에 들어왔는데 저기 서 있는 남자들은 일행이 6명이었다.

스페인에서 왔다고 했고 친구들끼리 여행을 온 듯, 툭툭 치고 드립 날리고 장난치는게 한국 청년들이나 다름 없었다.

나보고 포토그래퍼냐고 물으면서, 글로리에테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

나는 사진을 찍어주면 항상 LCD창을 가리키면서 마음에 드냐고 안 그럼 다시 찍어주겠다고 묻는데, 굉장히 잘 찍어줬다고 만족스러워하며 사라졌다.










글로리에테 내부에는 레스토랑 같은 게 있었던 것 같다. 그 앞에 여행객들 몇 명이 앉아서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젊은 배낭여행객 특유의 자유분방함이 느껴져서 맘에 드는 사진이다.

(구도는 맘에 안 듦. 도촬이라서 어쩔 수 없음)





마리아 테레지아의 이름이 써 있다.

무슨 전쟁에서 이긴 기념으로 세워진 개선문이라고 하는데, 언덕에 세워진 위치가 쉔브룬 궁전 특유의 아름답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더하는 신의 한수라고 생각된다.






이 조각상은 얼굴이 없다.

왜 그런 거지?

특이해서 찍어 보았다.





패션 센스 독특한 언니들이 지나가서 도촬했으나 초점 실패.





발 인증샷.





이제 그쯤 하고 언덕을 내려온다.





황량한 겨울 나무가 운치있었던 정원.




목동의 신 판인가? 다리는 사람 다리인데 무슨 신인지 모르겠다.







겨울 풍경이 스산하다.






보고 있어도 이것이 현실인지 의심스럽게 만들었던 쉔브룬 정원의 신들의 조각상들.

개인적으로 겨울 풍경이 훨씬 아름다운 것 같다.






정원을 나서면서 뒤돌아 한 장 찰칵.




이곳은 1988년에 왔을 때는 장미가 만발했던 정원으로 기억한다.

겨울이라 앙상한 나뭇가지와 채 떨어지지 못한 마른 낙엽과 장미 가시만 남아 있다.




이제 진짜 작별이다.




정원과 반대편 광장에 있던 분수.





안녕, 쉔브룬.

부모님과 다시 왔으면 더 좋았을 텐데.

이곳을 떠나면서 부모님과 동생 생각이 나서 짠해졌다.

나 혼자 여행 와서 미안해요.ㅜㅜ





쉔브룬 궁전 밖의 공중전화 부스.

아직도 저런 두꺼운 전화번호부가 있구나. 신기해서 찍었다.




아까 마리아 테레지아, 프란츠 요제프, 엘리자베트, 모차르트 등이 그려진 뒷면으로는

각국의 언어로 작별 인삿말이 적혀 있었다. 한국어도 있어서 반가워서 찰칵.



이제 벨베데레 궁전으로 가야 한다.

이때쯤이 오후 2시 30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