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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 abroad/2015 上海, Christmas

2015.12.25. 상해여행 2일차 #07 신천지, Pizza Marzano에서 크리스마스 저녁 식사

 

 

 

 

 

 

 

 

 

 

앞서 포스팅에서도 적었지만,

신천지 일대는 강남 압구정이나 청담동 분위기의

고급스러운 부띠끄와 레스토랑이 즐비한 거리이다.

 

음, 역시나 신천지는 남편과 내 취향은 아니다.

우리 부부는 이런 인위적인 고급 상업지는 한국에서도 그렇고

어디서든 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항상 큰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상해 노가, 예원 상가, 베이징둥루,

다음 날인 12월 26일에 가게 될 치바오라오제같은

현지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나는 곳이 우리 부부의 취향이다.

 

어쨌든 크리스마스 저녁이니 신천지의 고급 레스토랑에서

근사하게 저녁을 먹기로 마음먹었다.

 

 

 

 

 

 

 

 

 

 

 

 

이런 분위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계획적으로 조성된 거리인지 난삽하지 않고 단정한 모습인 것은 맘에 들었다.

신천지 뿐만 아니라 여러 상해 거리를 다니며 느낀 사실인데,

상해는 철저한 계획도시라는 생각이 든다.

 

서울처럼 난개발되고 여기저기 주제 없이 난삽한 느낌이 없다.

 

 

 

 

 

 

사진찍기 귀찮다는데도 여기 저기 세워두고

사진 찍으려 노력해준 남편 덕분에 기념 사진이 참 많다.

여기 올리는 것은 그 10분의 1도 안 된다.

 

 

 

 

'예 상하이'라는 고급 중국 요리 전문인 레스토랑을 찾았으나,

예약이 안 되어 있으므로 50분이나 기다려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남편의 실망이 이마저마한 게 아니었다.

그러나 남편이 매우 배고파하고 있었기 때문에

50분이나 기다릴 수는 없어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생각해보니 우리는 이날 하루 20킬로미터를 넘게 걸었는데(아이폰 건강 앱에서 알려준 사실임!),

아침에 에그 타르트 한 개, 점심에 남상 만두점에서

빨대 만두와 샤오룽바우 몇 점을 먹은 게 전부였다.

나는 괜찮지만 장정인 남편이 견딜 수 있는 양이 아니다.

 

 

 

아쉽게 발걸음을 돌린 기념 샷을 찍어주겠다는 남편.ㅋㅋㅋ

 

 

 

 

 

레스토랑을 찾아 헤매며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찍은 사진들.

 

 

 

 

예쁜 디자인의 찻잔.

 

역시 공예품 가게에서 본, 로봇 모양 크리스마스 포스터.

 

 

 

 

Pizza Marzano, 이탈리아 레스토랑이 다행히 자리가 있어 들어갔다.

여러 여행 책자에도 맛집으로 소개된 곳이라 안심했지만,

중국에서 이탈리아 레스토랑이라니 조금 아쉬운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날이 날인데 뭐 아쉬워도 만족해야지 어떡하나 :)

 

 

 

이 레스토랑의 특징은, 수제 피자를 만드는 장면이 계속 공개된다는 점이다.

요리사들이 기예와 같이 얇은 도우 피자를 계속 만들어냈고,

부모님과 같이 온 어린이들은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넋을 잃은 채 그 광경을 구경하고 있었다.

 

 

 

피자 마르짜노의 실내 전경.

 

우리는 크리스마스 커플 메뉴를 주문했다.

298위안에 풍성하게 전채부터 본 코스, 후식까지 훌륭했다.

 

 

애피타이저인 양송이 요리와 칠면조 고기를 곁들인 샌드위치.

 

 

 

 

 

 

 여보 해피 크리스마스 ♡

 

사진만 보면 뭔가 사랑을 속삭이는 크리스마스의

러블리 로맨틱한 풍경일 것 같은데 그런 거 없다.

 

우린 13년된 커플.

그냥 배고파서 말도 없이 묵묵히 먹기 바빴지.

그리고 "오늘 아까 뭐 썼더라?"

사용한 경비 계산 의논과,

"내일은 어디 갈까?"

"치바오라오제 가자."

"그래." 

이게 우리의 대화 전부였다.ㅋㅋㅋㅋㅋ

 

 

우리도 풋풋한 연애시절엔 얼굴만 쳐다봐도 배불러서

서로 눈빛만 교환하고 사랑을 속삭이는 로맨틱한

크리스마스가 있었던 것 같은데

아 옛날이여-_ㅜ

 

 

 

마르게리따 피자. 정말 맛있었다.

 

 

 

 

후식 초코 케익과 티라미수 케익까지!

남기지 않고 싹싹 긁어 먹어치웠다.

 

 

 

 

옆 테이블 중국인 부부의 아기.

낯을 안 가려서 우리 부부와 계속 눈이 마주쳤고

서로 아는 척하면서 계속 놀았더니 부부가 흐뭇해했다.

한 눈에 봐도 학식과 교양있어 보이는 젊은 부부였다.

 

 

 

 

계산을 하니 이렇게 폴로 캔디까지 준다.

 

 

 

 

 만족스러웠던 피자 마르짜노를 뒤로 하고, 신천지를 떠난다.

여기에 삼각대를 두고 올 뻔했으나 급하게 다시 돌아와서 손짓 발짓 써가며 되찾음.

영어가 능숙한 직원들이었으나, Tripod를 못 알아듣길래 남편이 손짓발짓 삼각대를 흉내내가며 찾았는데 웃겨 죽는 줄 알았음.ㅋㅋㅋㅋ

 

 

 

 

영화 포스터인가?

 

 

 

 

광장에서 Kiss Shanghai 2015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많은 커플이 올라와서 키스를 했고, 순번이 매겨졌다.

특별한 숫자에서 상을 주는 그런 행사인 듯했다.

훈훈하고 아름다운 광경이라,

남편과 나는 한참 구경하다 그곳을 못내 아쉬운 발걸음으로 떠났다.